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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학위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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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지도 쓰레기 매립지의 형성과 재활용 : 위생매립기술의 발견과 적용을 중심으로

저자 배상희 연도 2020 지도교수 홍성욱

국문초록

 

본 논문은 1978년부터 1993년까지 서울시 생활 쓰레기의 대부분이 매립되었던 난지도 쓰레기 매립지의 형성 과정을 분석함으로써, 오늘날 시민 공원으로 재활용되고 있는 난지도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보인다. 특히 공학자와 조경학자들이 난지도에 대해 세운 계획을 집중적으로 살펴봄으로써 난지도 쓰레기 매립지의 쓰레기 산이 무계획적으로 축적된 것이 아니라, 특정 기술을 토대로 계획적으로 축조된 것이었음을 밝힌다. 또한 난지도를 공원으로 변모시키는 과정에서 동원된 안정화 기술과 그에 대한 계획이 쓰레기 매립지를 하나의 기념비로 만들어주었음을 보인다.

 

1980년대에 서울시는 난지도 쓰레기 매립지의 매립 연한을 연장하기 위한 입체위생매립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은 미국의 위생매립지를 모델로 하였으나 더 위생적인 쓰레기 매립보다는 더 많은 양의 매립을 목표로 했다. 당시 쓰레기 배출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연탄재와 매립지에서 폐품을 수거하고 되팔아 생계를 영위했던 넝마주이들은 입체위생매립을 보다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원으로서 재발견됐다. 연탄재와 넝마주이는 난지도의 일상적인 유지 관리 작업을 수행하는 인프라스트럭처의 구성 요소로 기능했다.

 

난지도 쓰레기 매립지가 폐쇄된 이후 서울시 정부는 난지도 주변 지역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하고 지역에 새겨진 부정적 이미지를 쇄신 하기 위해 난지도 안정화 공사를 시행했다. 공사의 계획 과정에서 난지도는 선진국의 위생매립지와의 비교를 통해 재평가됐다. 그러나 ‘비위생매립지’라는 난지도에 대한 새로운 규정은 쓰레기 매립지에서 이뤄졌던 실행의 구체적인 내용과 맥락을 담지 못했다.

 

2002 상암동이 월드컵경기장의 부지로 선정되면서 난지도 쓰레기 매립지는 자연생태공원으로 설계됐다. 조경학자들은 난지도 쓰레기 산의 형태로부터 과거의 무책임한 쓰레기 투기 방식과 인간에 의한 자연의 파괴를 읽어냈고, 이러한 쓰레기 산의 상징성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자연의 회복 과정을 보여줄 수 있도록 공원을 설계했다. 이를 위해 선택된 기술들은 난지도 쓰레기 산의 구조를 더욱 공고하게 만들어주었다. 그 결과 난지도는 과거 매립시기에 대한 만들어진 기억을 표상하는 기념비로 재탄생하게 되었고, 이는 현재와 과거의 서울시의 쓰레기 처리 실행을 엄격히 구분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