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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학위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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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實用)의 농술(農術) :변통, 정교화, 실험의 개념을 통해 본 서유구의 농업 기술론과 기술 정치

저자 오승현 연도 2025 지도교수 임종태

초록

본 논문은 조선 후기 실학자로 알려진 서유구(徐有榘, 1764-1845)의 농업 기술론[農術]과 그의 기술 정치를 규명하는 연구이다. 서유구의 농업 기술론은 17세기 이후 향촌 선비의 농업 실천이 확대되는 가운데 사찬 농서 편찬 과 보급이 활성화되었던 역사적 맥락 속에서 잉태되었다. 여기에 더하여 조부 서명응, 부친 서호수로부터 이어져 온 가학으로서 농서 편찬의 전통이 중요한 자양분으로 작용했다. 대구 서씨 집안에서 가학으로 발전시킨 농업 기술론에서는 이전 시기의 사찬 농서 편찬의 흐름을 계승하여 그 실천성과 현장성을 더욱 강조하면서 “실용(實用)”의 개념이 부각되었다. 서유구는 이러한 전통을 이어받으면서 자신의 지방 행정 경험과 귀농 기간 동안의 실존적 체험을 더하여 농업 기술론을 구현했고, 기술 정치를 구상했는데, 이 연구에서는 이를 “실용의 기술 정치”로 명명했다. 아울러 서유구가 추구한 농업 기술론을 변통, 정교화, 실험이라는 세 가지 개념을 통해 분석했다. 변통의 기획에 대해서는 중국의 농업 기술과 지식을 수용할 때, 호환성을 보증하고 재해석을 시도하는 사례를 통해 그 방법을 규명했다. 정교화의 층위에서는 환경과 생태적 조건에 두드러지게 민감한 수도작 농법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천문역법, 명물도수의 술법을 활용하는 시도를 다루었다. 실험의 층위에서는 새로운 농법과 작물의 효과를 확인하고 그것을 농업 현장에 확산, 보급하기 위한 기획과 그 정치성에 대해 분석했다. 이 연구는 농업 기술로 대표되는 서유구의 학술을 이해하는 새로운 지평을 열 뿐만 아니라 조선 후기 실학 서사를 건설적으로 재구축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